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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한국일보]캐네디언 로키의 '속살'을 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로얄투어 작성일14-11-14 21:01 조회5,8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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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네디언 로키의 '속살'을 보다 밴프-레이크루이스 73km 구간 등산동호인 9명 '백패킹' 주파기 곰스프레이(bear spray)를 휴대했느냐고? 두말하면 잔소리다. 캐나다로키(Canadian Rockies)는 흑곰(black bear)은 물론, 몸집이 유달리 큰 회색곰(grizzly bear)의 서식지이기 때문에 내륙을 탐사할 때에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 곰스프레이를 한두 개쯤 휴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빙원을 품고있는 해발 3,034m의 펄사틸라산을 배경으로 한 들판 풍경. 오랜 풍상에 바랜 고사목의 밑둥치가 분위기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배낭이나 다리에 방울을 매달아 걸을 때 소리가 나도록 해야 한다. 곰이 방울소리를 듣고 미리 피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론 곰은 사람과 마주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갑자기 마주치게 되면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회색곰은 말방울소리를 싫어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필자는 하이킹클럽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회원 8명과 함께 지난 8월5일부터 12일까지 7박8일간 로키의 내륙을 횡단하면서 회색곰을 목격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무척 다행한 일로 여겨졌다. 몇 해 전, 알버타주와 미국 몬태나주의 접경에 걸쳐 있는 로키산맥의 한 부분인 글레이셔-워터튼 국제평화공원의 백패킹 트레일(backpacking trail)을 걷던 중 회색곰(털빛이 회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변화가 많아 빛 바랜 회색에서 검은색까지 여러 번 바뀐다)과 마주쳐 혼비백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기분이 안 좋은 상태의 회색곰과 맞닥뜨리면 여간 겁나는 일이 아니다. 1톤이 넘는 몸을 치켜세우면 키가 9피트나 되니 그럴 만도 하다. 발톱만 해도 무려 5인치나 된다. 그런 크기에도 불구하고 행동은 매우 민첩해서, 짧은 거리는 시속 40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밴프(Banff)·재스퍼(Jasper)·요호(Yoho)·쿠트니(Kootenay)·글레이셔(Glacier)·마운트 레벨스토크(Mount Revelstoke) 등 6개의 국립공원과 3개의 주립공원으로 구성된 캐나다로키는 세계적 명산 가운데 명산이다. 두께가 300미터가 훨씬 넘는 빙원(icefield), 만년설을 정수리에 얹고 기기묘묘한 모습으로 서 있는 바위봉우리의 조화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어디 그뿐인가. 산과 강 사이를 빽빽하게 메운 침엽수림, 이름 모를 야생화, 어디를 가나 만나는 하천이 한 데 어우러진 풍경은 가히 지상의 천국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 미스틱계곡의 미스틱호수. 3천m 가까운 높은 산 아래에는 으레 이처럼 아름다운 호수가 자리잡고 있다.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에메랄드빛 호수도 로키의 매력을 더해 준다. 알버타주 주도(州都) 캘거리에서 2시간쯤 북서쪽으로 달리면 나오는 밴프에서 시작해 북서쪽으로 약 300km 거리에 있는 재스퍼까지를 가리키는 캐나다로키의 매력은 다름아닌 호수다. 세계 10대 절경이라고 하는 레이크루이스는 방문자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곳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모레인호수(Lake Moraine)가 있다. 호수 뒤에는 '텐픽스(Ten Peaks)'라고 불리는 깎아지른 듯한 봉우리들이 솟아 있다. 보우(Bow)강 계곡에 자리잡은 밴프가 캐나다로키 관광의 앞문이라면 재스퍼는 뒷문이다. 이를 연결하는 도로가 바로 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 Parkway)다. 장대한 대자연의 원래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캐나다로키는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여기서는 회색곰·흑곰·산양·무스 등 야생동물이 주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캐나다를 관통하는 대륙횡단 고속도로인 하이웨이 1번과 아이스필드를 차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길가에서 무리지어 풀을 뜯는 동물들을 목격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캐나다로키의 절경은 도로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남한면적의 절반에 맞먹는 광활한 캐나다로키의 진수를 실감하는 방법은 걸어서 내륙으로 들어가 그 속에서 실제로 야영(camping)을 하는 것이다. 그 속에 들어가면 도로에서는 접할 수 없는 엄청난 절경을 만날 수 있다. 걷는 것은 돈이 들지 않을 뿐더러 좋은 운동이 되니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 펄사틸라고개(Pulsatilla Pass·2,345m)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마못(marmot)이 나타나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사진을 찍으려 접근하자 도망가기는커녕 고개정상에서 가장 높은 바위로 자리를 옮겨 멋진 포즈(?)까지 취해줬다. 국립공원 관리당국에서 내륙 방문자를 위해 트레일과 야영장(campsite)을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오지(backcountry) 어느 곳에도 접근할 수 있다. 캐나다로키 내의 트레일은 총 1,600km이며, 오지 캠프장은 53개소에 이른다. 그 외에도 2개의 트레일대피소(trail shelter), 4개의 오지영업용 숙박시설(lodge), 캐나다산악클럽(Alpine Club of Canada)이 운영하는 7개의 헛(hut) 등이 있다. 트레일은 짧게는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 등 타운 주변의 당일코스에서부터 깊은 산 속 노천에서 천막을 치고 잠을 자야 하는 백패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어떤 트레일은 거미줄같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계획을 잡기에 따라서는 일주일 이상 오지를 이동하면서 절경을 구경할 수 있다. 하지만 식량조달과 체력소모 때문에 일주일 이상 체류하기란 쉽지 않다. 로키의 트레일에 관한 것이라면 'Canadian Rockies Trail Guide'를 참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브라이언 패튼(Brian Patton)과 바트 로빈슨(Bart Robinson)이 공저한 이 책은 1971년에 초판이 나온 이래 현재 7판에 이르고 있다. 필자 일행은 밴프국립공원이 권장하는 트레일 가운데 5일 이상짜리 3개 중 한 곳인 ‘소백 트레일(Sawback Trail·73.5km)’을 선택했다. 트레일 지도를 비롯한 각종 정보는 국립공원 웹사이트인‘canadianrockies.net’을 통해 얻을 수 있다. 7월과 8월 성수기에는 캠핑사이트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여름이 오기 전에 예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고 90일 전에 예약이 가능하다. ▲ 미스틱고개(Mystic Pass)의 정상(2,285m)을 향해 힘겹게 행군하고 있는 대원들. '캐나다 소백산맥(Sawback Range)'을 넘는 미스틱은 이번 산행에서 처음으로 만난 고개였다. 미스틱호수에서 올라가는 고갯길에는 에델바이스 등 고산식물들이 만개해 운치를 더해줬다. 남한절반 크기...트레일 1,600km 곰·무스·산양 등 야생동물 천국 ‘소백 트레일’은 밴프의 노케이(Norquay)스키장에서 출발, 트레일 이름이 시사하듯 소백산맥(Sawback Range)을 통과한 후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을 따라 하산해 레이크 루이스에서 끝나는 코스다. 이 구간은 미스틱패스(Mystic Pass·해발 2,284m), 펄사틸라패스(Pulsatilla Pass·2,345m), 보울더패스(Boulder Pass·2,345m) 등 3개의 험준한 고개를 넘어야 한다. 이 가운데 넘는 데 가장 고생을 많이 한 곳은 펄사틸라고개다. 하지만 해발 3,035m의 펄새틸라산 오른쪽 허리와 소백산맥의 왼쪽 허리 사이를 관통하는 펄사틸라고개는 필자에게 가장 감명을 준 구간이기도 하다. 정상에 남아 있는 잔설(殘雪)을 물통에 담고, 휴대하고 있던 커피믹스를 넣어 흔들었더니 영락없는 아이스카푸치노가 만들어졌다. 천연 아이스카푸치노의 맛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 펄사틸라고개를 넘어 호수 옆 급경사 비탈길을 가는데 큰뿔산양이 무리를 지어 나타나 진로를 막는 바람에 5분 이상 이들과 '눈싸움'을 해야 했다. 다행이 길을 비켜줘 앞서간 일행을 서둘러 따라갈 수 있었다. 정상에서 만난 마못(marmot)과 호숫가 자갈비탈길에서 느닷없이 마주친 큰뿔산양(bighorn sheep) 역시 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고개의 내리막길에서 열매의 씨(berry)가 섞인 곰 분비물을 발견했던 터라 혹여 곰을 만나지 않을까 가슴이 두근거렸으나 그와 같은 불상사는 다행히 없었다. 7박 중 마지막 사흘 밤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통에 적지 않은 고생을 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비를 만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천에 대비, 출발 전에 나름대로 준비를 했으나 텐트가 고산지대의 우천에는 적합하지 않음을 발견했다. 닷새째인 8월10일(목) 캠프장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를 흠뻑 맞으며 텐트를 치는 중에 저체온증이 찾아와 고생을 했다. 그 날 낮, 길을 잘못 들어 고생을 한 데다가, 산 속에서 우박을 맞으며 점심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함으로써 에너지가 거의 없어졌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자연 그대로' 오지여행 참맛 만끽 말·산악자전거 이용 둘러볼 수도 ▲ 필자는 배낭 두 개를 메고 하이킹을 했다. 앞의 것은 카메라와 두 종류의 렌즈 그리고 비상식량을 위한 것이었다. 일주일 동안 렌즈교환이 가능한 DSLR 디카로 무려 6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 저체온증(hypothermia)은 오지 속으로 백패킹여행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만나는 가장 심각한 위험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저온, 강풍, 탈수, 불충분한 칼로리 섭취, 극도의 피로 등 여러 요소들이 저체온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가장 위험한 것은 비 등으로 인해 몸이 젖는 것이다. 일행은 7박8일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8월12일(토)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 지역을 통해 하산할 수 있었다. 트레일의 총 길이는 73.5km지만 산행 도중 길을 잃은 때도 있었고, 산행 마지막날 저녁에 스코키 로지(Skokie Lodge)를 예정에도 없이 다녀왔기 때문에 걸은 거리는 100km에 육박했다. 마을에 도착한 일행은 레이크 루이스와 레이크 모레인을 차례로 구경한 후 이날 오후 캘거리로 돌아와 한인가정에서 하룻밤 민박했다. 민박집에 도착하자마자 일행은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인 후, 저녁식사로 나온 캘거리의 명물 스테이크를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치우고 일찌감치 취침을 했다. 정신 없이 자고 나서 깨어보니 다음날 아침이었다. 산행일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8월5일(토) 8.2km 오전 9시45분 피어슨공항을 출발, 캘거리공항에 정오가 조금 지나 도착한 일행은 밴과 승용차 편을 이용해 오후 2시30분경 출발점인 밴프스키장(Ski Banff Nocquay) 주차장에서 출발했다. 스키장 정상인 노르키산(Mt. Norquay)은 2,515m로 백두산에 버금 가는 고산이다. 스키장 주차장에서 스키 리프트가 있는 내륙으로 약 800m 가면 리프트가 끝나는 지점에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난 길은 우리 일행이 가야할 포티마일크릭 트레일(Forty Mile Creek Trail)이고 오른쪽은 캐스케이드 노천극장(Cascade Amphitheater)과 엘크호수(Elk Lake)로 향하는 트레일(Elk Lake Trail)이다. 첫날 야영지는 주차장에서 8.2km 지점에 있는 캠프장(Fm10·Mount Cookscomb)이다. 첫날이라 7일간 소비할 음식과 연료로 인해 힘겨운 산행을 했다. 개울(Forty Mile Creek)을 따라 이어진 길은 말이 다니는 길(commercial horse riding)이기 때문에 비교적 폭이 넓었다. ▲ 숙박시설인 스코키 로지(Skokie Lodge)로 가는 디셉션고개(Deception Pass)를 넘으니 로키의 또 다른 비경(秘境)이 펼쳐져 있었다. 상층부가 구름에 가린 타미건봉 부근 넓은 지역에 빙원이, 그 아래로는 에메랄드 빛 호수 두 개가 층층이 놓여 있었다. 빙원과 호수의 연결고리인 폭포는 멀리서 보기에 뱀 모양과 흡사했다. 그 아래 평원에 스코키 로지가 자리잡게 된 이유가 바로 이 절경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캠프장은 전경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서둘러 텐트를 쳤다. 쿡스콤산(2,777m)의 정수리가 저녁햇살을 받아 한결 아름다워 보였다. 로키의 위용을 실감할 수 있었다. 캘거리에서 특별 주문한 불고기로 저녁식사를 했다. 산행 첫날밤인 데다 저녁에 불고기 냄새를 풍긴 탓에 혹시 냄새를 맡고 곰이 내방(?)하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으나 다행히 오지 않았다. 이날 밤 캘거리에서 왔다는 남녀가 우리와 함께 야영을 했다. 너무 지친 데다 다른 야영객이 있어 일찍 취침을 했다. ▲8월6일(일) 7.7km 아침 6시경에 기상하여 서둘러 아침식사를 한 후 오전 8시30분에 출발했다. 전날과 같이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었다. 점심시간도 없이 강행군한 결과 거의 직선에 가까운 7.7km를 걸어 오후 1시가 조금 넘어 분기점인 미스틱정션(Fm19·Mystic Junction) 캠프장에 도착했다. 미스틱 분기점이라 함은 미스틱계곡(Mystic Valley), 미스틱호수(Mystic Lake), 미스틱패스(Mystic Pass)로 가는 교차점이라는 뜻이다. 말을 탄 일행이 캠프장을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이들의 사진을 찍었다. 말을 탄 사람들의 대다수가 여성이란 점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점심 겸 저녁을 먹고 빨래를 한 다음 내일부터 시작될 강행군을 앞두고 휴식을 취했다. 캠프장엔 우리밖에 없어서 좀 쉬고 난 후, 모닥불을 지펴놓고 노래도 하고 내륙산행에 대한 소감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8월7일(월) 15.7km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전 8시30분경 출발했다. 개울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를 건너 소백산맥 쪽으로 진입했다. 오르막을 올라 능선에 오르니 아침햇살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돌산이 시야에 전개됐다. 일행 모두 감탄하면서 절경을 촬영하기에 분주했다. 능선을 내려오니 아름다운 분지인 미스틱계곡이 나왔다. 이름 그대로 신비로운 계곡인 이곳에는 캠프장(MI22)이 있다. 미스틱정션에서 불과 4km 지점이니 다음에 다시 오면 이곳에서 야영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분지에서 바라다 보이는 병풍처럼 펼쳐있는 산세에 감탄을 연발했다. 계곡에서 더욱 매료된 것은 미스틱호수다. 벌거벗은 이시벨산(Mount Ishbel·2,908m) 자락에 자리잡은 미스틱 호수를 배경으로 일행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데 말을 탄 일행이 찾아왔다. 미스틱호수에서 땀을 식힌 후 3.6km를 힘겹게 걸어 올라가 해발 2,285m에 있는 미스틱고개 정상에 올랐다. 정상 직전 야생화가 만발한 들판에서 비상식으로 요기를 했다. 미스틱고개로 올라오는 길은 그림엽서에 나오는 한 장면을 연상케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 숙박시설인 스코니 로지에 식료품을 배달하고 돌아오는 말 수송대. 스코키 로지를 오가는 말은 총 9필이다. 눈 덮인 마운트 세인트 브라이드(Mount St. Bride·3,312m)가 멀리 보인다. 세인트 브라이드산은 이 지역에서 가장 높다. 산 너머로 거대한 빙원이 있다. 소백산맥이 내려다보이는 정상에서 업무 차 캘거리에 왔다는 프랑스청년을 만났다. 하이웨이에서 출발해 5시간을 걸어 이곳에 도착했다는 그는, 소감을 묻는 필자의 말에 로키가 알프스와 비교해 훨씬 장엄하다고 답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의 상당부분은 산봉우리에서 굴러 내려온 돌들로 가득한, 풀 한 포기 없는 삭막한 곳이었다. 돌길을 벗어나 울창한 침엽수의 밀림 속으로 들어와 지루하게 걸어 내려왔다. 힘든 하루였다. 정상에서 6.6km를 걸어 이 날의 목적지인 래리스캠프(Jo 9·Larry's Camp)에 도착했다. 캠프장에 도착했을 때는 다들 기진맥진해 있었다. 하루 동안 걸은 총 길이가 15.7km인 데다 까마득한 고개를 통과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아침 8시에 출발하여 오후 4시에 도착했으니 시간당 평균 2km를 걸은 셈이다. 텐트 칠 장소를 마련한 후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틀 늦게 토론토에서 출발한 동료를 맞이하기 위해 대원 2명이 존스턴 크릭 트레일(Johnston Creek Trail)을 따라 내려갔다. 그는 하이웨이 1A 선상의 존스턴 캐년 야영장(Johnston Canyon Campground)에서 출발해 존스턴 크릭 트레일을 따라 10.6km를 올라오는 중이었다. 이 트레일은 로워폭포(Lower Falls), 어퍼폭포(Upper Falls), 잉크팟스(Ink Pots) 등의 관광지를 경유하는 트레일이다. 잉크팟스에 이르기 전에 만날 수 있었다. ▲8월8일(화) 15.8km 아침 8시30분경 출발, 존스턴 크릭을 따라 이어져 있는 트레일을 따라 걸었다. 트레일은 완만하게 높아진다. 출발점에서 8.5km 지점에 캠프장(Jo18·Johnston Creek)이 있었다. 12시가 됐다. 길옆에 배낭을 내려놓고 1.2km 지점에 있는 루엘른호수(Luellen Lake)로 갔다. 개울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를 통과해 동산으로 올라가니 헬라나산맥(Helana Ridge) 아래 호수가 나왔다. 하이웨이에서 바라다 보이는 캐슬마운틴(Castle Mountain)의 뒤편이 바로 이곳이다. 호수 옆에도 캠프장(Jo 19·Luellen Lake)이 있다. 호수 주변에서 사진촬영을 한 후 점심을 먹고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오른쪽 소백산맥과 왼쪽 헬라나산맥 사이에 길게 늘어진 분지를 5.3km 걸어 캠프장(Jo29·Badgar Pass Junction)에 도달했다. 캠프장이 개울에서 상당히 먼 곳에 위치한 것이 몹시 불편했다. 들판이라 그런지 모기가 너무 많아 밖에 있기가 곤욕스런 곳이었다. 더구나 개울물이 석회석을 풀어놓은 것 같아 식수로 쓰기에는 곤란했다. 하는 수 없이 정수용 알약을 넣어 마셨다. 우리 옆에는 에드먼튼에서 왔다는 일가족이 야영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전날 배거고개(Badgar Pass·2,545m)를 넘어온 사람들이었다. 캠프장에서 배거고개 정상까지는 약 5km. 정상에서는 소백산맥의 최고봉인 보넷봉(Bonnet Peak·3,235m)이 보일 것이기 때문에 올라가 보고 싶었으나 그렇게 하기에는 다음 일정이 너무 빠듯했다. 보넷 바로 밑에는 빙원(Bonnet Glacier)이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다. ▲8월9일(수) 10.3km 이 날은 펄사틸라고개(Pulsatilla Pass)를 넘는 날이다. 들판의 끝자락을 통과하는 동안 왼편에 펼쳐지는 펄사틸라산의 장관에 매료돼 일행들과 한참 뒤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빙원을 품고 있는 이 산의 정상은 해발 3,034m로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빙원이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들판의 끝자락에 이르자 오랜 세월 전에 고사한 듯한 고목의 밑둥치와 산봉우리에서 굴러온 큰 바윗덩이가 놓여있는 장면이 마음에 들어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경사가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수목은 없어지고 이끼로 덮인 작은 물줄기가 나타났다. 물줄기를 따라 이어진 길을 올라가니 고개정상 바로 밑에 잔설이 남아 있었다. 흰색 나비를 본 것도 참으로 신기했다. 그 추운 곳에도 나비가 있다니…. 정상에서 쉬고 있는 일행을 만나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휴대하고 있던 간식을 먹고 있는데 마못 한 마리가 바위 밑 굴에서 나와 바위 위에 앉았다. 이때다 싶어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았다. 망원렌즈로 바꾸지 않아도 선명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하지만, 셔터를 두 번 누르고 나니 마못은 다시 굴속으로 들어가 자취를 감췄다. 캠프장에서 3.9km 지점에 있는 고개 정상을 넘으니 펄사틸라호수, 더 멀리에는 눈으로 덮인 마운트 세인트 브라이드(Mount St. Bride·3,312m)가 아련히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다시 뒤에 처져 일행에서 이탈됐다. 동료들이 줄을 지어 걷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호수 변은 길 폭이 좁은 데다 자갈길이라 넘어지는 날에는 호수로 굴러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곳이다. 일행은 이미 호수를 지나고, 혼자 걷는데 어디에선가 큰뿔산양 다섯 마리가 나의 진로를 가로막고 있었다. 불과 5m 앞에서 멈춰선 이놈들 중 두 마리는 나를 노려보는 것이 아닌가. 산양은 무서운 맹수가 아니지만 위급 시에는 큰 뿔로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겁이 덜컥 났다. 허나 기회는 이때다 싶어 와이드앵글로 사진을 두 장이나 찍었다. 눈싸움을 5분 정도 하다 길을 비켜 주기에 조심스럽게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참 후에도 오지 않자 일행 중 한 명이 나에게 찾아와 길이 너무 험하니 호수 변으로 나 있는 보다 완만한 길을 택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그렇게 했다. 정상에서 6.4km를 걸어 캠프장(Ba 15·Wildflower Creek)에 도착했다. 텐트를 치려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서둘러 텐트를 쳤더니 비가 개었다. 불을 피워놓고 옷을 말렸다. 코냑을 한 잔씩 나누어 마시니 기분이 좋았다. 나의 몸에서는 열이 나기 시작했다. 산중에서 추위를 느낄 때 위스키나 코냑이 최고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았다. ▲8월10일(목) 6.1km ▲ 레이크 루이스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타미건봉(Ptarmigan Peak·3,059m). 일주일에 걸친 내륙여행의 마지막 캠핑장인 히든 레이크(Hidden Lake)에서 1박을 하고 기상해 보니 산봉우리가 온통 눈으로 덮여 있었다. 자고 나니 구름이 오락가락했다. 비가 올 것에 대비, 우의로 무장을 하고 베이커 크릭(Baker Creek)을 따라 행진을 시작했다. 베이커 크릭은 하이웨이 1A의 베이커 크릭 유원지의 상류다. 도중에 길을 잃어 산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고생을 했다. 산 중턱에서 비상식으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우박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길을 찾아 베이커 레이크 캠프장(Sk 11·Baker Lake)으로 들어가는 교차점에 다다랐다. 불쑥 튀어나온 곳에 캠프장이 있었다. 이름도 없는 작은 호수 옆이었다. 뒤에 파슬산(Fossil Mountain·2,946m)이 솟아 있는 이 지역 일대는 땔감을 얻기 어려울 정도로 삭막한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캠프파이어가 금지돼있었다. 파손되기 쉬운 이 지역 일대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비가 본격적으로 오기 시작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릴 수가 없어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방한복 없이 바람막이 재킷과 판초를 뒤집어 쓴 채 텐트를 치는 도중 갑자기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직감적으로 저체온증 현상이 온 것으로 판단했다. 텐트 속에 급히 들어가 침낭을 꺼내 덮고 물을 끓여 핫초콜릿을 만들어 마시고 촛불을 켜놓은 뒤에야 간신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저녁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마치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8월11일(금) 5km 젖은 텐트를 걷은 후 배낭을 꾸려 가랑비가 오는 속에 캠프장을 떠났다. 베이커호수를 지난 뒤 2.6km 지점에 있는 스코키 로지(Skokie Lodge)로 넘어가는 분기점에 도달했다. 왼편으로 타미건호(Ptarmigan Lake)와 오른쪽으로 타미건봉(3,059m)를 지나자 보울더고개(Boulder Pass·2,345m) 정상에 다다랐다. 왜 이 고개를 산에서 굴러 내려 온 바위를 뜻하는 단어인 ‘보울더'로 명명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고개 주변에는 산에서 굴러 내려 온 크고 작은 바위들과 돌무더기들이 지천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내리막길을 조금 내려가 개울을 지나자 오른쪽으로 캠핑장(Sk 5·Hidden Lake)이 나왔다. 텐트를 친 후에 스코키 로지를 다녀왔다. 분기점에서 디셉션고개(Deception Pass·2,474m)를 넘으니 장관이 펼쳐졌다. 멀린산맥(Merlin Ridge)의 거대한 구렁에는 빙하가 자리잡고 있고, 빙하 밑에는 두 개의 아름다운 호수가 있었다. 이곳에서 많은 사진을 찍느라고 시간을 소비해 스코키 로지 직전에서 발길을 돌렸다. 스코키 로지를 예정에도 없이 다녀오느라 이날 하루 15km 이상을 걸은 셈이다. 간밤에도 비가 왔다. 산에서 돌이 무너져 내려오는 소리도 들렸다. 천둥치는 소리 같은데 천둥보다는 길게 여운을 남기는 것이 달랐다. ▲8월12일(토) 7.1km 자고 나니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했다. 기상하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히든 레이크를 다녀왔다. 뒷산 마운트 리처드슨(Mount Richardson) 정상 부근에는 눈이 하얗게 덮여 있었다. 간밤 캠핑장에 비가 올 때 그곳에서는 눈이 온 것이다. 아침에 간헐적으로 햇살이 나타나 눈 덮인 산봉우리를 찍을 수 있었다. 눅눅해진 침낭을 햇빛에 말린 후 캠프장을 떠났다. 하산 길에 캠프장 부근의 하프웨이 헛(Halfway Hut)을 둘러보았다. 산장같이 생긴 이곳은 긴급 대피소다. 다음에 올 기회가 있으면 비가 올 경우 이곳에서 하룻밤을 자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알아두면 유익한 상식 ☞ 요금과 예약: 로키의 내륙에서 야영을 하려면 예약과 더불어 일정 요금을 내고 야영패스(Wilderness Pass)를 구입해야 한다. 야영패스와 예약금은 트레일 비용, 캠프장 관리, 다리 건설, 여타 방문자들을 위한 서비스에 사용된다. 야영비는 하룻밤에 9달러. 대피소(shelter) 사용료는 1박에 7달러 추가. 예약비(reservation fee)와 예약 변경비는 각각 12달러(16세 이하는 무료)며 취소 시 환불되지 않는다. ☞ 캠핑장: 캠핑장에는 표지판이 있으며 곰의 침입을 막기 위한 음식저장 케이블, 화장실, 캠프파이어가 허용되는 곳에서는 둥근 철판이 있다. ☞ 말과 자전거: 많은 공원트레일이 말을 타는 이들과 공유되기 때문에 종종 말을 만나게 된다. 산악자전거가 허용되는 곳도 있다. ☞ 하이킹 시즌: 하이킹과 캠핑은 통상적으로 5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행해진다. 6월은 강우량이 가장 많은 달이다. 7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고개들이 개장되기 시작한다. 8월은 딸기류의 열매(berry)가 열리는 철이다. 이런 열매가 많은 지역을 통과할 때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예컨대, 버펄로베리(buffalo berry) 같은 것은 곰의 주요 먹이이기 때문이다. 9월부터 10월 중순까지는 비교적 비가 적은 지역이지만 온도가 내려가므로 위도가 높은 곳에서는 눈이 올 가능성이 많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8월 중순에도 자고 나면 캠핑장에 눈이 수북히 쌓인 것을 볼 수 있다. 출처[캐나다한국일보] 김운영[woonyoung@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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