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출발부터 뜻하지 않은 해프닝으로 어렵게 오게 된 로키여행.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했다.
 이번엔 가이드의 역할이 여행을 참 내실있게 해 준 것 같다. 검정양복차림의 슈트발 좋은 가이드는 처음이었는데 손님을 처음 맞는 것에 대한 정성이었으리라. 소개인사를 하는 폼이 예사롭지 않았던 홍선민 과장의 카리스마와 독설이 처음엔  넘 과하다 싶을 정도였다.
 2년 전 캐나다동부 여행 때는 그저 경치 보고 사진 찍는데만 집중하다 보니 캐나다의 문화나 역사. 우리나라와의 관계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었다.
 이번 여행에선 홍선민 과장이 온 힘을 다 쏟아내며 안타까운 심정으로 절절하게 설명하면서 로얄투어만의 여행 노선의 장점을 부각시켜줬다. 이번처럼 가이드의 해설과 인생 이야기를 경청한 적이 없었고 학습효과가 만점이라고나 할까?
 홍선민 과장이 중3 때 이민와서 겪었던 일에 대한 얘기는 내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사춘기 시졀에 얼마나 막막했을까?라는 생각과 예전의 학교생활에 적응이 어려운 중학생 제자들 얼굴이 떠올라서 더 울컥했다. 홍과장님의 어미니께서 아들을 위해 지혀로운 도움을 줘서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낸 것 같다.
 2002월드컵 축구얘기를 할 때는 어찌나 묘사를 잘하던지 실제로 경기를 보는 것 이상이었고 그 목소리와 표정에서 웃음이 절로 났다. 캐나다에 이민 와서 사는 교민들의 삶에 대한 이해도 하게 되고 우리나라 근대화 시기의 역사도 많이 알게 되었다.
 곤돌라 탑승을 못해 아쉬웠지만 로키의 비구름에 싸인 변화무쌍한 풍경과 곱게 비내리는 에메랄드호수 주변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산책로, 모레인 호수로 올라가는 길에 펼쳐졌던 풍경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나의 감동의 최절정은 바로 모레인 호수! 거기에선 펼쳐진 풍경에 압도되어 내가 여기 올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하던지 눈물이 날 정도였다. 홍선민과장이 우리에게 준 최고의 선물인 셈.
 로키를 떠나오면서 매번 생각한다는 '울지 마리, 잊어 버려라, 내려놓아라'는 말과 함께 무반주에 검정색선글라스를 끼고 부른 한계령의 노랫가락은 아직도 귓가에서 먹먹히 들려온다. 홍과장은 큰 행사의 진행자나 연극배우를 했어도 썩 잘 어울렸을 듯.
 그 후 우리는 벤쿠버에서 2박을 하며 로키에서 받은 큰 감흥과 여운을 이어가며 스텐리파크 깊숙한 숲에서 여유롭게 산책도 하고 그랜빌아일랜드에서는 쇼핑도 하면서 하루 일정을 감칠맛나게 보냈다.
 빅토리아에서의 가이드님도 진지남에 목소리가 나즈막하니 듣기에 좋았고 설명도 체계적이고 신뢰감이 가는 분이셨다. 점심 식사도 중국식 부페인데 아주 맛있게 먹었고 여행에 필요한 정보도 많이 일려줘서 우리의 자유여행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홍선민과장님과는 아주 대조적이었으나 각각의 장점이 우리의 여행의 격을 높여줬다.
 홍선민 과장의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느슨한 삶에 대한 반성과 자책이 생기기도 했다. 홍선민 과장의 자신의 일에 대한 긍지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높이 사고 싶고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도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다.
홍선민 과장님~ 여행의 품격을 높여줘서 감사합니다.